전남 일부지역 먹는 지하수에 라돈, 우라늄 초과 검출 하지만 상수도 보급율은 전국 최하위

전남 먹는물 불안한데 상수도 보급은 제자리

출처: 전남매일 정근산 기자
7곳서 방사성물질 검출·매몰지 침출수 우려 여전
상수도 최선책 불구 17개 군 10년간 20% 확대 그쳐


가축 매몰지 침출수 오염 우려에 이어 최근 전남 일부지역 지하수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먹는 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상수도 설치가 대안이지만 지리적 여건과 예산난 등에 발목 잡혀 전국 최하위 수준인 낮은 보급률이 좀처럼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해 전국 104개 시군구 314개 마을 지하수에 대한 자연 방사성 물질 함유 실태 조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 결과 해남군 산이면과 나주시 다시면, 영암군 덕진면, 영광군 백수읍, 담양군 용면, 보성군 겸백면, 곡성군 곡성읍 등 전남 7개 지역 마을에서 라돈이 기준치를 훌쩍 뛰어 넘었고, 일부지역에서는 우라늄도 기준을 초과했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가 폐암의 원인으로 인정한 물질이고, 우라늄은 신장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수십년간 지하수를 이용해왔던 해당 지역주민들은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문제는 전남 지역 대부분이 이번 환경부의 우선 조사대상인 화강암 지질 계열이라는 것으로, 조사대상 이외 지역 지하수에도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나주, 영암, 보성 등 도내 6개 시군에 걸쳐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 매몰지 주변도 가축 침출수에 의한 수질 오염 우려가 여전한 상태다.
이같은 먹는 물 불안 해소의 최선책은 상수도 보급. 환경부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지자체에 대해 대체 상수도 보급과 관정 개발 등 후속조치를 지시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전남지역의 경우 지난 수년간 상수도 확대가 지지부진하면서 보급률이 전국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는 등 조기 확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9년 말 현재 전남 22개 시군의 지방 및 광역상수도 보급률은 73.7%로 전국 평균 93.5%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목포·여수·광양·순천·나주 등 5개 시 지역을 뺀 17개 군 단위의 사정은 훨씬 열악해 평균 보급률이 57.8%로 전국 평균의 절반수준이다.
특히 이들 17개 군 지역은 지난 2000년(평균 보급률 36.4%) 이후 10년 동안 평균 보급률이 21% 증가에 그치는 등 상수도 확대가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담양군의 경우 2000년 28.4%이던 보급률이 10년 동안 16.4% 확대에 그쳐 전체 인구 4만8,000명 중 2만1,000명만이 상수도 혜택을 보고 있고, 장흥군이 32.5%에서 43.3%로 10.8% 확대에 그쳤다.
또 강진군이 36.4%에서 6%에 확대에 그쳐 전체 4만1,000명 중 1만8,000명(42.4%)만이 혜택을 보고 있고, 함평군과 장성군도 10년간 각각 10%와 17.7% 확대에 그쳐 전체의 절반이 넘는 주민이 상수도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자연방사성물질 기준치 초과지역인 나주시도 5개 시 지역 중 유일하게 70%를 밑도는 68.9%의 보급률로 9만2,000명의 주민 중 2만8,000명이 상수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2000년 12.6%에 그쳤던 신안군이 77%로 보급률이 크게 높아졌고, 영광군(81.6%)과 화순군(81.8%)은 도내 평균을 상회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농어촌 지역 특성상 관로 설치가 쉽지 않는 등 도시지역에 비해 상수도 보급률을 끌어올리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신안 등 도서지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가축 매몰지 주변도 예산이 확보된 만큼 계획대로 상수도 보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