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검사에서 계측되지 않은 방사능이 지육에서 대량 검출된 것은 소 먹이 등을 통해 내부피폭 추정

일 ‘방사능 오염’ 쇠고기 유통 일파만파

일본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에서 도쿄로 출하한 소의 지육(지방과 고기)에서 기준치의 최고 6배가 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 일본의 식품 방사능 오염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 특히, 오염된 쇠고기가 출하된 지역인 미나미소마시의 ‘긴급시 피난준비구역’에서는 4월 이후 지금까지 간단한 표면 방사능 검사(스크리닝 검사)만 거쳐 3000마리 가량의 소를 시장에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10일 일본 언론 보도를 보면, 지육에서 세슘이 대량으로 검출된 소는 미나시소마시의 한 축산농가에서 지난 7일 출하한 일본 흑우다. 지난 6월26일 후쿠시마현에서 실시한 도축 전 소의 표면검사에서는 방사능이 계측되지 않았으나, 도쿄의 도축·가공공장에서 지육을 검사한 결과 세슘이 기준치를 넘겨 나왔다. 이에 따라 이 축산농가에서 출하된 소를 모두 검사한 결과, 11마리 모두에서 기준치(1㎏당 500베크렐)의 3~6.4배인 1㎏당 1530~3200베크렐에 이르는 세슘이 검출됐다.

표면검사에서는 계측되지 않은 방사능이 지육에서 대량 검출된 것은 소가 먹이 등을 통해 섭취한 방사능이 몸에 쌓여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 축산농가는 이에 앞서 지난 5월30일 2마리, 6월30일 3마리 등 모두 5마리의 소를 같은 도쿄의 도축·가공공장에 출하했으며, 이 쇠고기는 이미 시장에 유통됐다.

후쿠시마현은 지난 4월22일 미나미소마시 일대가 긴급시 피난준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이 지역에서 생산한 소에 대해 표면 방사능 검사만 거쳐 문제가 없으면 모두 출하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이 일대에서 2934마리의 소가 이미 출하됐다. 도쿄의 도축·가공공장은 정부 지시가 있을 때만 표본검사를 해왔는데, 이번 검사 이전에 이뤄진 다섯 차례의 표본 검사에서는 쇠고기에서 세슘이 검출되지 않았다.

후쿠시마현은 해당 지역 소의 출하를 자제하도록 축산농가에 지시하는 한편, 오염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세슘에 오염된 소를 출하한 농가는 축사 안에서 소를 기르고 있으며, 지난해 수확한 사료를 외지에서 사온 사료와 섞어 먹이고, 물은 지하수를 먹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지의 검사에서 문제가 없어 출하된 식품이 유통과정에서 뒤늦게 오염된 것으로 드러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엔 도쿄의 유통업자와 프랑스 세관이 시즈오카 차를 대상으로 벌인 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검출된 바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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